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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잘 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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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meSpace 2012. 12. 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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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도자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척도는 인기가 아니다. 인기는 순간의 느낌이고 이해관계에 따라 높아지기도 사라지기도 하는 흘러가는 강물과도 같다. 결단이 필요할 때 위험부담을 떠안고 결단했는지, 추구하는 가치가 일관되었는지, 스스로의 힘으로 일구었는지, 삶의 역정이 시대를 뛰어넘어 감동을 주었는지, 대의를 좇았는지 등이 훨씬 더 중요한 잣대이다.
동서양의 역사 속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대체로 두 가지 부류 중 하나였다. 틀에 박힌 생각에 매달려 꾀와 재주를 부리는 부동적(副動的) 유형이 있었다. 대부분에 해당하는 이 유형의 지도자들은 시련을 겁내고 사회나 조직의 통념을 그대로 받아들였으며 입신양명과 인기에만 집착했다. 반대로 남과 달리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꺼려하지 않으며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주동적(主動的) 유형이 있었다. 이들은 기존 가치와 충돌해도 시련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어떤 유형의 지도자가 권력을 잡았느냐에 따라서 통치의 결과는 달라졌으며, 국민들의 삶의 조건도 달라졌다. 위기에 직면하여 좋은 지도자(Good leader)를 선택했던 국가들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지도자들은 권력에 연연하지 않고 공유했으며, 명성에 집착함으로써 죽음에 입 맞추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 현실을 알고 약점을 보완하여 균형감각을 발휘했고, 공적 사명에 충실했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관리에 힘썼고 조력자들과 함께 했다. 권력, 돈, 성공, 섹스에 대한 갈망을 절제했고 생각을 많이 했으며 창의적이었다.
나쁜 지도자(Bad leader)를 선택했던 국가들은 장기간 계속되는 치명적인 후유증을 겪어야 했고 성장과 발전의 정체를 피할 수 없었다. 심지어는 쇠퇴와 몰락의 길을 걸었으며 국민들은 희생되었다. 지도자들은 무능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오히려 정체상태를 지속시켜 사회의 건전성을 훼손했다. 경직된 사고와 행동으로 새로운 생각이나 정보,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거나 거부함으로써 발전을 더디게 했고, 무절제로 선동정치를 조장하고 비효율적 정책의 난무를 초래했다.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 공익에 앞서 사익을 추구함으로써 사회적 도덕성을 마비시켰고, 편협한 행동으로 책임을 회피함으로써 사회에 경계의식이 넘치게 만들었다.
이렇듯, 어떤 유형의 지도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국가나 조직의 운명은 달라진다. 좋은 지도자는 다른 사람을 짜증나게 하지 않으며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는다. 아무도 억압하지 않으며 지적인 게임을 벌이지도 않는다. 우쭐대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공헌을 축소하거나 가로채지도 않는다. 잘못된 일은 지적하기는 하나 공격하지 않으며 기만하지 않는다. 수단과 방법을 가려 목적달성을 추구하며 위협을 통치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사소한 문제에 목숨 걸지도 않으며 눈앞의 사건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이기려고 애쓰지 않으며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권력을 남용하지도 권력에 의존하지도 않는다. 형식적인 것에 연연하지 않으며 권위로 부드럽게 다스린다. 권력 이외에 사용할 재산이 많기 때문이다.
나쁜 지도자는 자신이 좋은 리더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좋은 지도자가 권위로 다스릴 때 이 유형의 지도자는 권력으로 통제한다. 사용할 것이 권력밖에 없고, 권위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도 않은 권위가 손상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게 무너지는 순간 자기의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 생각하고 국민들을 짓누른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제4막 5장의 “개도 권력을 주면 복종을 받을 수 있다.”는 표현에 빗대면 권력의 개나 마찬가지다.
권위는 아래로부터 나오지만 권력은 위에서 행사하는 것이다. 권위는 능력에서 나오고, 권력은 직책에서 나온다. 권위는 존경심과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지만 권력은 만들어내는 것이 복종과 불복종 밖에는 없다. 어떤 정치문화를 가진 사회가 좋은 것인지는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오로지 권력의 개들만 모른다.